김재잘의 주절주절 (heavy ver.)

[주저리] 20대 직장인의 주저리1

김재잘 2023. 12. 20. 08:36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참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그래서 해보면 막상 잘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보다 더 어리던 시절엔 무언가 도전 후 나 자신에 실망하게 될 것이 두려워 도전 자체를 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유치원-초등학교 땐 우리 반 예쁜 여자애들이 방과 후 필수로 다니던 발레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발레학원 대신 어머니가 추천한 피아노학원을 다녔었고
 
중,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엔 대외활동을 해서 스펙을 쌓고 싶었지만
온갖 걱정거리들로 고민만 며칠이고 하다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기껏해봐야 친구가 조르고 졸라 들어간 [극단동아리] 정도가 있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무대 위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안되어 두 달 만에 나왔다.. 흠흠
 
 
그랬던 내가 현재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시작이 반이다!

 
 
이상하게 나는 이 문장만 보면 없던 힘도 생긴다.
발만 그냥 스윽 담그었을 뿐인데 반을 했다고 생각하면.. 뭔가 뿌듯한? 그런느낌 🤣
 
사실 어떻게 보면 뻔하고 흔하디 흔한 문장같지만
아직도 이 말을 자주 쓰고,
말의 힘을 믿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닳고 닳을 정도로 자주 하는 말인 것 같다.

 
일다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일단 발만이라도 담구어 보는 게 정말 맞다. 적어도 나에겐.
 
저 생각이 맞다는 걸 느끼게 된 이벤트들이야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그걸 깨닫게 된 특별한 ‘계기’는 사실 딱 존재한다.

 
대학교 4학년,
진로의 방향성은 잡았지만 뚜렷하게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  정하지 못하였을 때
대기업에서 주관하는 교육 중 내 전공과 연관된 국비과정을 6개월 간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사실 이때도 확신은 크게 없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1000시간에 육박한 저 교육과정을 과연 무사히 수료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정도의 의지가 있는 사람이었던가? 싶었다.
그렇지만! 일단 발을 담갔다. 뭐 일단은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결과적으로 무사히 수료했고, 그 시절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우여곡절이 없었냐 묻는다면 물론 있었다.

강사님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이해가 하나도 안 되어서 서러웠던 날도,
남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격지심에 힘들었던 날도,
사람들 간의 트러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날도 많았다..
 
하지만 영원히 정체되어 있을 것만 같던 내 실력도 특정 구간에 도달하자 조금씩 상승해 나가는 것이 체감되었고
최종 프로젝트에서 좋은 팀원들과 좋은 주제를 만나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으며, 7개 팀 중 3등이라는 값진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이후 내 진로 결정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당연히 다 써먹지는 못하더라도, 3년 전 신입사원이던 당시 실무를 이해하고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그 이후로 뭐가되었든 일단 시작하는 게 우선이다! 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지금까지 어느정도는 증명해왔고, 앞으로 계속 증명해 나갈 것이다. (굳은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