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매우 유명한 영화 시리즈 *비포 3부작 중 첫 시리즈 <비포선라이즈>를 처음 감상했다.
*비포 3부작 : 비포선라이즈, 비포선셋, 비포미드나잇
줄거리를 '낭만 없이' 요약해 보자면 (스포주의)
남녀주인공이 서로 다른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던 중 기차 안에서 마주치고
스몰톡으로 시작해 끊기지 않는 대화를 주고받다가 대화가 잘 통한다는 걸 알게 된 둘은 하루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한다.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의 목적지인 '비엔나(빈)'에서 내려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새벽,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그런 스토리이다.
'비포선라이즈'라는 영화명에 매우 부합한 내용이다.

한 줄 평을 먼저 남기자면, 나에겐 사실 명성만큼 감동적인 영화는 아니었다.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이 영화에서는 청춘들의 풋풋함, 설렘, 운명적인 만남 등을 아름답게 잘 표현하였다. 그래서인지 그 감정에 나도 빨려 들어가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고 그 점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저들이 나눈 하루사이의 사랑은 한순간의 착각일 수도, 하룻밤의 감정에 그치는 지나가는 감정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 속 한 켠에 계속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이 하루 동안 나눈 감정들, 그 모든 진심들, 솔직했던 대화들, 운명 같은 상황들의 연속.. 분명 설레고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눈물을 흘리며 6개월 뒤의 만남을 기약하는 모습은 사실 공감이 잘 가진 않았다.
아쉬울 수 있고 보내기 싫은 마음도 당연히 이해한다. 그치만,, 울며 불며 할 정도로 그렇게 애틋할 일이야?
둘은 그 전 날 처음 만났고 겨우 하루를 함께 보냈을 뿐인데 😂 아무래도 나의 F성향이 많이 죽은 것 같다..
내가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러한 의구심을 가지며 감상했던 이유는, 아마도 내가 현재 추구하는 연애관에 부합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좀 더 어릴 때 봤다면 또 다른 감상평을 내놓았을 수도 있었을 듯. 혹은 더 나이 들어 보게 된다면 또 다를까?

이처럼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확실한 건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각본 자체는 탄탄했고, 그렇기에 두 번째 시리즈 <비포선셋>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비포선셋>은 9년 후의 재회 스토리로 알고 있는데, 그 9년이란 시간 동안 주인공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사람과 사랑에 상처받고 여러 성장통을 거쳐 성숙해졌을 것이다. 그 후 본인들이 각자 새롭게 정의하였을(어쩌면 서로 아예 다르게 정의하고 있을 수도 있는) '사랑'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그들이 재회하여 나누게 될 스토리가 궁금하다. 조금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비포선라이즈>라는 영화가 이만큼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생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본문에 비판적인 내용을 많이 적긴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좋은 영화로 내게도 와닿았다.
하루동안의 남녀 사이에 생긴 일을 다룬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고 그들의 자연스러운 대화에 몰입하여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풋풋한 20대 초 시절 우리 모두 한 번씩은 겪어본 감정이기에 이에 공감하며 본다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여주인공(극 중 '셀린'역) 너무 예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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